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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를 잘하는 매우 간단한 방법은 그 X를 매일 하는 거다. 근데 많은 사람들이 X를 잘하고 싶은데 Y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일단 그 관문부터 넘어야 한다. 그 다음 관문은 "매일" 부분이다.
매일 하지도 않으면서 잘하려고 하는 것은 매우 불리한 게임이다. 특히 이 X를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 꼴로 해서는 쌓았다 허물었다를 반복하는 거랑 큰 차이가 없다. 축적이 되기가 정말 어렵다.
근데 이 매일하기를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 몇가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뭔가 하나를 오랫 동안 매일 했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대단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침마다 턱걸이를 10개씩 10년간 했다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이 잘하는 거는 뭘까. 턱걸이 10개 하는 거다. 딱 그걸 잘하는 거다. 우리의 몸은 쉽게 적응하게 되어 있어서, 턱걸이 10개를 장기간 하다보면 나중에는 그게 아무 운동이 안되는 시점이 오게 된다(만약 내가 나날이 심한 노화가 일어나고 있어서 매일 10개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면 예외). 주변에서 매일 아침마다 수년 동안 동네 산을 등산 했다고 하는 사람의 운동 능력이나 건강이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걸 알고 놀란 적이 있지 않는가.
X를 정말 잘하려면 계속 변화를 주고 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 신체는 과부하 속에서 강화가 된다. 심지어 재활치료에서도 이 원칙은 권장되고 있다(특히 허리 부상 관련해서 스튜어트 맥길의 저술들을 권함). 나는 인지적 작업에 대해 이런 상태를 말할 때 "머리에 땀나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인지심리학에서는 desirable difficulty라고 한다) . 인지적 작업을 하면서 머리에 땀나는 느낌이 안나면 나는 학습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처음 했던 말을 좀 더 정밀하게 표현하자면, X를 잘하려면 X를 매일 난이도를 점차 높여가면서 해야한다가 되겠다.
요약하자면, X를 잘하기 위해
1) X를 해야한다.
2) X를 "매일" 해야한다.
3) X를 매일 "난이도를 높여가며" 해야한다.
가 되는데, 이거가 엄청난 의지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쨌건 뭘 잘하는 사람이 드문 거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냐. 내 삶속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위 1, 2, 3이 자동으로 될 수 밖에 없는(내 의지력의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로) 시스템. 이걸 깨우쳐서 실행하고 있는 사람은 전문가의 전문가라고 할만 하다.
p.s. 누가 오버트레이닝의 위험을 얘기하던데, 이 주장의 논파는 매우 간단하다. 평균적인 현대인이 운동을 지나치게 해서 문제될 확률과 너무 적게 해서 문제될 확률을 비교하면 어떨까. 예전에 스타트업 준비하던 분들이 확장성(scalability)을 위해 어떤 DB를 써야하나 한달간 자기네끼리 논쟁하다가 나에게 최종 판결을 요청하러 온 적이 있다. 나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들 서비스가 고객이 하나도 없어서 망할 확률이 높습니까 너무 많이 오는데 대응 못해서 망할 확률이 높습니까. 그 질문 듣자마자 고맙다고 하고 돌아가더라. 그리고 중요한 건 "어려운"거가 아니고 적당한 난이도이다. 이를 언어학자 크라센은 i+1 input이라고 한다. 현재 수준에서 딱 하나 높은 난이도의 입력이 주어져야 언어학습이 이뤄진다는 거.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얼마뒤 출간될 <야생학습>에 실리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