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의 행복과 만족감은 그 사람의 행복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회사에서의 행복과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좋은 기업 문화'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공기와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머물러 있을 때는 공기가 좋든 좋지 않든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안 좋은 공기를 오래 마신 사람의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듯이, 문화 역시 한 사람이 장기적으로 일을 함에 있어 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기업 문화'란 한 사람이 회사에 들어와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즉 맑은 공기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러한 맑은 공기와 같은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사진 출처: http://www.hyperisland.com
그러던중 기업 문화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올해 초, 2.0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요량으로 먼저 내부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작년말에 마무리된 2.0 프로젝트를 뒤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질문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2013년 Between 2.0 개발 및 출시 과정에서 잘된 점은 무엇인가?
2) 2013년 Between 2.0 개발 및 출시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3) 2014년에 집중해야할 과제 3가지는 무엇인가?
4) 2014년 과제를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 것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의도하고 설문조사 질문을 만든 것은 아니었는데, 추후에 답변을 모아보니 IBM에서 비전을 세울 때 했던 Value Jam 같은 형식이 되었습니다. (Value Jam에 대한 내용은 이 링크를 참고하세요)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논술 고사를 치르듯(!) 정말 진솔하고 구구절절한 답변을 달아주었고, 저는 이 내용을 보며 참 감명받았습니다. 위에 대한 답변을 통해 개개인이 생각하는 바를 아래와 같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1) 어떤 분위기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지
2) 어떤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지
3)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4) 어떤 환경에서 동기부여 되는지
5) 지금 우리 회사는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되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의 합이 큰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저희 사업개발팀은 이렇게 받은 내용들을 토대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내부적으로 토의하여 문구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추구하고 만들어가야 할 회사의 문화가 어떤 모습인지 윤곽이 잡혔습니다. 이 내용을 글로벌팀을 위해 먼저 영어로 문구를 작성하고 그 뒤에 한글로 번역하였습니다.
<올바른 VCNC의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대전제>
저희 회사의 기업 문화를 정의하기에 앞서 모두가 인지해야될 대전제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단순히 '우리의 문화는 이 방향이니, 이 쪽으로 나아가자!'라고 말하기 전에 그 근저에 깔릴 철학에 대해 고민을 먼저 했습니다.
설문조사 내용을 토대로 언제 팀원들이 동기부여 되어 일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동기부여되어 일할 수 있는 환경은 그 일을 '왜'하는지 알 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왜'란 '의도'와 '논리'라는 명분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설득력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또한 이러한 의도와 논리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전제될 때 보다 수월하게 받아들여져 상호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내부적인 문화에 대해 정리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의도와 논리의 전제에 깔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1. All members at VCNC have good intentions. We are all trying our best to help the company head the right direction. (VCNC의 모두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일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2. All members at VCNC are smart. So we must think why another member is making such an argument before making oppositions. (VCNC의 모두는 스마트하다. 따라서 반대 의견을 내기 전에 왜 다른 멤버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자.)
VCNC의 기업문화 포스터
<VCNC의 기업 문화>
저희 회사의 기업 문화는 위의 전제를 토대로 1) 어떻게 하면 스스로 동기부여 되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지, 2) 어떻게 하면 프로페셔널함을 유지하며 책임감있게 일을 수행할 수 있는지, 3) 어떻게 하면 스타트업의 강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정해졌습니다.
1. Free, but responsible. (자유롭게 행하되,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유로움에는 반드시 책임이 동반해야 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행하기만 하고 그에 대해 다른 사람이 책임져주길 바라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책임'이란 2번에서 이어져 언급됩니다.
2. Fail fast, iterate and improve faster. (빠르게 실패하되, 더 빠르게 수정하고 개선한다.)
저희는 빠른 실행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실패라는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교훈을 높이 삽니다. 따라서 한 번 실패하더라도 그 내용을 다시 빠르게 개선하여 다음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장려합니다. 1번에서 의미한 '책임'이란 실패에서 좌절하지 않고 그 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더욱 성장해야 하는 책임을 의미합니다.
3. Open communication, but fast decision-making. (열린 소통을 추구하지만,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다.)
열린 의사소통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대폭 높이고 신뢰감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그게 과해지면 스타트업의 가장 큰 강점인 속도를 잃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열린 의사소통을 추구하지만 그게 빠른 의사결정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균형감을 강조합니다.
4. Less arguments, more alternatives. (반대 의견을 주장할 때에는 대안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토론이란 건강한 문화라 생각합니다. 많은 토론이 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것은 충분히 권장할 일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올바른 방향으로 토론이 진전된다고 믿습니다.
5. Proactive asking, explanation with contexts. (능동적으로 묻고, 맥락을 충분히 전달하는 설명을 한다.)
일을 할 때 아무리 좋은 의도와 논리를 가지고 설명을 해도, 상대방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잘 모르는 상태로 그 일을 억지로 하는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왜 이 일을 해야되는지 묻는 문화를 강조합니다. 시키니까 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그 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일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을 받은 사람은 결과가 아니라 맥락과 배경을 잘 설명하여 '왜'에 대한 대답을 충분히 전달하도록 장려합니다.
6. Trust, respect and support other members. (멤버들 간에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지원한다.)
이러한 모든 문화가 제대로 실행되고 공기처럼 잡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지원하는 관계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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