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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노트

죽음을 통해 슬픔을 남길 것인가, 지혜를 남길 것인가

성준이를 보내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채 , 또 아꼈던 한 사람이 곁을 떠나갔다.이번의 죽음은 사고가 아닌 자의적인 죽음으로, 자살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나름 추적하려고 애를 썼다.


도대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야 될까..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였다. 현호형은 사람이 굉장히 신중한 사람이였고, 모든 면에 있어서 남들을 배려하고자 하는 그 마음심이 정말 탁월한 정도였다.그러나 그가 죽고 나서 주위에 남길 슬픔들이 죽음의 선택보다 우선 순위가 낮았다는 것은 결국에 얼마나 그가 죽기 직전 마음 상태가 불안했고 끔찍했던지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힘들었겠구나..얼마나 마음 고생을 혼자서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쌓이고 쌓여서, 우울증을 만들어냈고, 그 우울증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어 죽음을 선택하게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나는 이런 우울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사랑하지 않는 일을 매일 몇년동안, 생계를 위해 버티고 버텼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온 인간의 한계가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든 생각은


정말 사랑하는 일을 하고.. 매일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은, 형수님은, 친지들은 얼마나 가슴 아플까... 그리고 돌잔치가 끝나고 막 개구장이처럼 뛰어노는 아들은 얼마나 또 아버지를 그리워하게 될까..현호형은 정말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혼자만 그것을 묵혀두고,숨겨두는 게 최선이였을까.. 그리고 정말 그의 죽음만이 더 나은 가정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일까..이 생각에 대해서는 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죽고 나면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살아왔던 경험과 지식과 지혜들이 널리 후손들에게 전달되면서 그들이 나의 유산들을 이용해서 더 나은 삶과 지구를 만들어나가도록 내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해야되는 것이 아닐까.살면서는 한 사람,한사람의 인생들이 더욱 아름답게 비춰질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다해야겠다. 현실적인 이유로  그들의 꿈을 미뤄야되고 포기해야되고 버티는 삶을 살아가게 하지말자. 내가 두배로, 내가 세배로 내가 수십 배로 더 움직이고 미친듯이 고민해서 정말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행성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거 하는게 내 인생일 수도 있다.근데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남들은 죽어가고 있고, 꿈이 있지만 생계조차 유지하기 힘들어 고민할 겨를이 없고,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독재가 자유를 탄압하고..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한 행성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업의 목표는 이런 것들을 해결하고, 한쪽에 편중된 부를 재분배하고, 음지에 있는 것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 비대칭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자유가 허용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조금 더 열심히 하지 않고 내가 조금 더 내 인생에 대해 덜 책임감을 갖고 내가 조금 더 내 삶을 사랑하지 않을 때 더 많이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돕지 못했고,한 사람이라도 더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을 실패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피눈물을 흘려야한다.

한번씩 성장만 외칠 때가 있다.반성해야 한다.내가 어디에 위치해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돌아보자.내 주위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힘들어하는데 나는 내 성장만을 고집하며 혹여나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좀 더 멀리보고, 좀 더 느리게 가더라도 내 주위와, 남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잊지말자.

부족했던 또 많은 나의 결점들을 생각하며, 내일은 좀 더 성숙한 나로 살아가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그런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나가자.





2015.05.09 최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