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배울점)
1. 역시 리더들의 일은 "채용"까지를 포함해야한다. 우버도 모두가 리크루터를 지향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나는 이 말에 너무 동의한다.
2. 바울이 사람들을 전도하는 것처럼 정말 그 사람의 니즈에 맞게끔 똑똑하게 해야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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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팀빌딩 (feat. 땀)
스타트업 창업은 팀의 최초 예상과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기 많고, 팀이 아무리 뛰어나도 시장이나 환경 변화 때문에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스타트업 최후의 자산은 사업이 아니라 사람이다. 훌륭한 사람들을 잘 킵하면 자체적으로 기회를 다시 만들 수도 있고 외부에서 손을 내밀기도 한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사람 한명 한명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
과거에 하이퍼커넥트를 창업하고 몇 달이 안되었을 때였다. 처음엔 3명이서 열심히 일하다가 너무 힘이 들었다. 훌륭한 엔지니어 1명을 새로 뽑자고 결정했다. 재직중인 회사에서 한창 잘나가고 있는 L모사의 개발자와 운좋게 연결이 됐다. 그런데 조건이 말도 안되게 높았다. (지금은 흔해졌지만 2014년 이었는데) 그 때 우리는 연봉 1억 정도는 흔쾌히 줄 생각이었는데, 이 분은 많은 양의 지분을 원했다. 불가능한 수준..
그러다가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분과 연결이 되었다. 화상으로 면접을 봤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우리 쪽의 최종 결단을 위해, 그리고 그 분이 우리회사를 선택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직접 만나볼 필요성이 있었다. 곧장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로 가서 아마존 사무실 앞에서 기다렸다. 스타트업은 헝그리해야 한다는 정신무장하에 허름한 모텔에서 묵으며 그 분을 만났고 마치 BM만 가지고 백억원쯤 투자받으려는 미친 창업가마냥 열심히 설득을 했다. 그 분도 우리회사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와이프와 상의해보고 알려준다고 했다. 답변은 노.
교훈을 얻었다. 중국의 황제는 남자였지만, 황제는 와이프라는 상전을 모시고 있었다고 한다. 우린 깨달았다. 좋은 인재를 구하려면 와이프 또는 여친을 함께 설득해야 한다고.
CTO였던 Ken의 지인중에 실력이 출중한 엔지니어 형님이 계시다 해서 그 분을 모시기로 마음먹었다. Ken이 천재였기 때문에 Ken이 인정하는 엔지니어라면 꼭 뽑고 싶었다. 나는 그 분의 와이프 분께 드릴 센스있는 선물을 고심해서 준비했고, Ken은 그 형님 집에 가서 아이와 놀아주기도 하고, 형수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역시나 와이프와 상의해보셔야 했고, 다행히 형수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이 분은 천만다행으로 우리 화사에 입사하는 어려운 선택을 해주셨다.
대학때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했고, 사람도 너무 좋아서 너무나 같이 일하고 싶었던 엔지니어 대학 친구가 있었다. Ken, eddie와 내가 그 친구가 사는 동네로 가서 밥과 술을 사고, 열심히 꼬셨다. 이를 수 없이 반복하다보니 그 친구의 피는 우리의 술이요, 그 친구의 살은 우리의 고기였다. 서비스가 마일스톤을 달성할 때 조촐한 자축 파티에도 불렀고, 방 한칸짜리 사무실이었지만 그 친구를 불러서 우리가 즐겁게 일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의리 때문인지, 우리를 도와주기로 했다.
2016년에 머신러닝 조직을 꾸리자고 결정했을 때엔, 일본에서 직장에 다니고 살고 계신 아주 유명한 분을 모시고 싶었다. 일단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서 무작정 그 분 거주지 근처로 갔다. 라멘 사달라고 졸라서 결국 만났고, 열심히 부탁드렸다. 결국 우리회사로 오셔서 함께 일할 수 있었다. (오래 일하시진 않았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기뻤다)
이런 지난한 설득의 과정에서 알토스벤처스와 SBVA 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이 인재영입에 많은 도움이 됐다. 회사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어 투자금을 쓸 필욘 없었지만, 투자유치는 시장과 인재들의 신뢰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됐다. 영향력있는 제3자의 인정은 인재들에게 호감을 얻는 계기가 된다. 좋은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회사가 인재를 영입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투자자는 자본 뿐만 아니라 시장의 신뢰도 덤으로 제공하는 셈이다.
좋은 인재가 모였다고 꼭 성공하진 않는 것이 창업의 냉정한 현실이지만, 그래도 좋은 팀을 모아 의미있는 경험을 했다면,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순간이 되더라도 어큐하이어(acquhire)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는 얻을 수 있다. 창업팀과 투자자가 돈을 잃지 않거나 약간이라도 도전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그러니 창업자들이 바쁜와중에도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인재를 모으는건 드래곤볼을 모으는 행위와 같다. 7개를 모으지 못해 용신을 불러내 소원을 이루진 못해도, 세상 모든 사람들은 드래곤볼을 하나라도 얻기위해 어떠한 값이라도 지불하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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