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노트

정성영 / 폴 / 말말말

"제가 어떻게 하면 우리 조직이 그로스 마인드셋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ㅠㅜ)

여기저기 상담 받다보니 자주 듣는 질문. 이 중 내가 운영하는 그로스 부트캠프 수강생들도 있고, 컨설팅하는 회사 직원들도 있고, 그냥 대뜸 연락와서 상담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 3년차 미만의 쥬니어 경력에, 마케팅 조직이 세팅되어있지 않은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에 일하는 경우라면 막막함에 쌓여있던 서러움?이 함께 섞여 나오는 질문이라 나도 공감하면서 참 안타깝고, 뭐라도 도와주고 싶게 만드는 질문. (상담 중에 울먹울먹하시는 분들 달래본게 한두번이 아닌듯)

하지만 현실은 내가 전문 커리어 상담사도 아니고, 그로스 마법사도 아니고 그냥 조금 더 경험해본 사람일 뿐인데 뭐라고 그 꼬인 문제들을 해결 해 줄 수 있겠나 (..)

그래도 공통적으로 드리고 있는 내 경험 기반의 의견들:

1) 옳음(being right)이 아닌 선한 영향력(good influence)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흔히 하는 질문이 "이 방법론을 적용해서, 성공한 사례를 (비슷한 도메인에, 비슷한 자본규모의 조직에서, 최근에)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인데, 케이스스터디가 소수의 의사결정자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는데 자극을 줄 수는 있으나 지속적인 변화관리에 영향은 미미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 앞에서 "봐라. 내가 주장하는 방법론이 올바르니, 이걸 따르지 않는 미개한 너희들이 잘못 되었고 옳은 방법을 제시하는 나를 따라와야 살 수 있다." 라는 사고는 그 근간의 교만함을 떠나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놀랍게도 사람은 옳은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따르게 되어있고 영향력이란 기본적으로 나와 내 믿음을 좋아해주는 사람의 숫자에 비례하니까요.

제가 그 교만 덩어리를 해봐서 압니다 ㅠㅜ)

2) 그 영향력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공유 가능한) 성과 기반의 영향력이길 바랍니다.

주어진 권한이 아무리 작은 영역이더라도, 합리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낸다는 것은 절대 무시못합니다. 꾸준히 고객/채널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근거기반의 실험, 실험 중심의 성장을 만들어보세요. 누구도 무시 못할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될겁니다.

3) 스폰서를 찾고, 정기적으로 만나세요.

정기적으로 동료들에게 배움과 성장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변화에 필요한 총알?을 지원해 줄 수 있고, 또 해주길 기다리는 임원을 찾고 정기적으로 만나 조언을 얻으세요.

리턴으로 넓은 시야를 얻는 것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즉, 새롭게 일 벌릴 수 있는) 그로스 레버를 소개해주고, 적임자로 추천해줄겁니다.

별거 없습니다. 그냥 사내 메신저로 "밥 사주세요" 로 시작됩니다.

4) 스킬셋을 넓히면 권한이 생길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접근하면 실망하게 됩니다. 내 권한을 확인하고, 여기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스킬셋에 투자를 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메인 웹 퍼널을 건들지 못하게 하는건, 내가 웹 코딩을 못해서 그런것 같아요. 그래서 프러덕트 마케터인 제가 웹코딩을 배우려고요."

아마 그 문제가 아닐겁니다 (..)

5)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고, 수 년동안 기존 방식을 고수했던 우리 조직이 정말 '근거 기반 의사결정과 실험 중심의' 그로스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을까요? 

경험상 그로스 마인드셋은 충분한 전염성을 (contagious) 갖고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확장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죠. 아예 안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로스 마인드로 작은 성공이라도 맛 본 사람은 이 방법을 계속 고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정신적 건강을 위해, 회사를 바꿔보려는 충분한 노력을 하셨다는 판단이 들면 그냥 회사를 바꾸는것도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