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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담양 여행

김소희님 타임라인

담양 #소쇄원

혹시 조경이나 건축디자인 좋아하세요?
태어나서 처음 가 본 소쇄원은 정말이지 충격 그 자체였어요.
이런 정원을 별서정원(別墅庭園 사는 저택과 떨어져 있는 정원)이라고 한다는군요.

그동안 제가 알아온 정원은..누군가 땅을 사적으로 점유해 네모난 벽 안에 가두고는 그 안을 디자인하는 거였어요. 예쁘게 나무와 돌을 배치해서 인공적으로 꾸미는 거죠.

그런데 소쇄원은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셰어'하는 개념의 정원이에요. 자연의 일부, 계곡의 일부를 정원으로 셰어하면서.. 담장은 최소한의 privcy만을 부여하는 병풍같달까요? 

조경의 조예가 있는 공간이지만, '조경 디자인'이란 말은 소쇄원 앞에 너무나 작고 초라한 단어에요. 무어라 설명을 잘 못하겠네요.

누가 만들었을까요?
이런 위대한 건축가는 길이길이 기억해야하는 데 말이죠.
남편은 정원의 주인인 양산보가 직접했을 거라네요. 이건 사실 디자인이 아닌 철학의 문제라서요.

양산보가 누구냐면..  조광조 문하에서 공부하고..중종 때 약관의 나이에 급제한 천재랍니다. 당시 급제를 하고도..공무원수 구조조정에 걸려 떨어졌지만요. 하핫.

이 당시는 훈구파란 꼰대집단들이 조광조같은 젊은 정치인들(사림)들을 수차례의 '사화'란 이름으로 끈질기게 죽이고 있던 시기였어요.
양산보는 첫과거를 치르던 해 기묘사화로 스승 조광조가 유배되었다가.. 결국 사약을 받는 걸 지켜보죠.

이걸 목격한 양산보는 엄청난 충격을 받아요. 좌절감과 원통함, 분노로 상처받은 그는 그길로 낙향해 두번다시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답니다.

갑자기 유시민이 떠오르더라구요.
유시민이 '마음에 아직 그리움, 미움, 원망이 있어 정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던 게요. 그래도 유시민은 멋진 책도 많이 쓰고 유툽 스타도 될 수 있었지만...양산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뭐에요.

그래도 다행히 금수저였던 그! ㅋㅋㅋㅋ
이렇게 아름다운 소쇄원을 지을 수 있었어요.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머, 먼가.. 소쇄원 복원이랑 관리가.. 죔 어설픈 거 같달까..? 하핫.

조경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가보세요.
잡상인에 관광객에 어지러운 와중에서두요.
유럽의 정원도 아니요, 일본의 정원도 아니요, 서울 궁궐에 있는 비원도 아닌, 독특한 보석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입구부터 두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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