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이후 종교나 죽음에 대한 미화는 모두 과학 이전 사회의 유물이 될 것이다. 인생의 의미는 창의력과 창조에 있지 죽음이 아니다. 앞으로 죽음이 매우 희귀한 시대가 올 것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20일 주말판을 통해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커즈와일은 “오랜 기간 인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장 이성적인 방법은 죽음을 미화하는 것이었다. 그게 종교의 본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커즈와일은 스캐너, 광학 문자 인식기(OCR), 시각장애인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기계, 컴퓨터로 음악을 연주하는 신시사이저 등을 발명한 ‘에디슨 이후 최고의 발명가’이다. 특히, 지난 30년간 미래 예측에서 80%가 넘는 적중률을 보인 미래학자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개발 위해 65세에 구글 입사”
올해 65세로 특허 39개를 갖고 7번 창업해 재산도 모을 만큼 모으기도 한 그는 지난해 12월 구글에 임원으로 입사해 화제가 됐다. ‘사람 지능 수준의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서였다.
그는 “애플의 시리(Siri)나 구글 나우(Now)는 아주 기초적 단계”라며 “기계의 한계와 언어의 모호성을 초월해 어의를 완전히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찰나에 100억 쪽이나 되는 텍스트를 이해하는 ‘구글 스케일’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자주문을 본보기로 들었다. 피자 주문·배달시 패턴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구글 스케일은 눈 깜짝할 새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 피자 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커즈와일은 “현재 컴퓨터는 계산 속도만 빠를 뿐 쥐의 뇌보다 못한 수준”이라면서도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2029년 컴퓨터의 능력은 개별 인간을 뛰어넘고, 2045년엔 전 인류 지능의 총합마저 크게 앞질러 버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이 시기가 되면 인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년 내 모든 질병 극복…죽지 않는다”
커즈와일은 “인류는 10년 안에 심장질환과 암에 대한 연구를 거의 끝내고, 20년 안에 모든 질병을 극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게놈 지도 완성으로 이미 생명공학은 예측 가능한 발전 궤도에 올라섰고, 의술은 기하급수적 발전의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처음 게놈 지도의 1%를 해독하는 데 7년 걸렸지만, 나머지 99%가 7년 만에 풀렸다”며 “컴퓨터 기술이 발전한 속도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불멸의 시대가 열리는 날까지 생존하기 위해 코엔자임 큐텐(Q10), 포스파티딜 콜린, 비타민 D 등을 포함해 하루 150개의 알약을 먹는다.
“진화는 神 닮아가는 과정”
커즈와일은 “인간은 절대로 신이 될 수는 없지만 신처럼 되어갈 것”이라며 “진화란 곧 점점 신을 닮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인류는 우주 만물의 섭리를 끝없이 통찰하고 해석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진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우주는 우리에게 진화를 허락했다”고도 했다. “기술 개발 두려워할 일 아냐”
커즈와일은 “앞으로 인간은 기계와 항상 연결돼 있어 기계가 곧 인간이고 인간이 기계인 시대가 펼쳐진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24시간 곁에서 떼 놓지 않는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라. 몸에 이식되지 않았을 뿐이지 깊이 의존한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이미 뇌의 연장(brain extender)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인류가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 위험하고 무섭다고 멀리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며 “문제는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인류는 기술과 함께 보완책도 항상 같이 발전시켜 왔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에 ‘생각’ 저장, 기억 공유도 가능”
커즈와일은 “인간의 중추 신경과 핵심 프로세서 등은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무궁무진한 저장 공간 덕분에 백업도 충실히 돼 있고 복제본도 수만, 수억 개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인간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몸통’에 익숙하지만 더는 그런 게 아닌 시대가 온다. ‘완전한 파괴나 죽음’이 아주 어려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우리 몸을 서버에 연결해 뇌의 기억을 분산 저장하거나 다른 사람 뇌와 연결해 기억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해 질 것”이라며 “마치 USB를 사용하듯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업로드하고, 우리는 생물학적 사고관의 한계를 넘어 점점 기계적 사고관의 영향을 받는 시대가 온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우리가 기계가 되는 것은 아니고 생물과 기계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되는 것이다. ‘생각’이란 프로세스의 대부분이 클라우드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 커즈와일은 1999년 클린턴 美 대통령으로부터 기술 분야의 최고 영예인 과학기술 훈장을 받았다. 2001년 발명가의 노벨상 격인 레멜슨 MIT상으로 상금 50만 달러를 받았고, 19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IQ 165의 미래학자인 그가 2010년 자신이 1980년대 초부터 저술한 여러 저작에서 예측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분석했다. 147개 예측 가운데 126개가 실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그는 1980년대에 예언한 월드와이드웹과 검색 엔진, 3D 프린터 등의 등장을 맞췄다. 그는 향후 10년간 가상현실과 홀로그램 기술이 진짜 현실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