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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신화와 과학의 격돌(대담2) -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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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우선 창조의 유일한 기원은 '우연'이라는 말에 굉장히 아~ 하면서도 공감했다.나도 여기에 동의한다.그리고 비즈니스의 아이디어 세계도 결국 이런 우연이 지배하는게 굉장히 많고 사원들간의 혁신적 문화도 결국 이런 우연에 상당부분 의존한다는 생각을 했다.그리고 나도 비신론자이기 때문에 진화론쪽에 좀 더 생물의 기원을 해석하는 쪽이다.그리고 끝에 생물학이 죽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게 새로웠다.


[요약]

인간 기원에 대한 신화 - 제조론/자생론

제조론은 인간은 신이 창조한 존재,곧 피조물이라는 것


자생론[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그리스 신화에서는 비너스(아프로디테)가 바다거품 속에서 나왔다고 설명



창조론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조물주의 접촉으로 아담이 생명을 얻었다고 표현


도정일>

신은 창조의 마지막 날 아침 흙을 빚어 아담을 만듭니다.

북방 남성신 중심의 제우스 신화에선,제우스,프로메테우스 같은 신들이 인간을 '만들었다'말하고 오래된 남방 농경사회의 지모신 가기아 중심의 이야기들은 인간이 땅에서 솟아올랐다고 말합니다.


최재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식한'생물학자는 아직도 뒤통수를 긁적입니다.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결코 설계된 것은 아닐거라는 확신입니다.


도정일>

요즘은 '창조론'이라는 구식 명칭 대신 '지적 설계'라는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를 보세요."나는 이 우주의 모든 생명체,모든 지성,모든 창조성,모든 설계가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의 직접적 산물이거나 간접적 산물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합니다.


현대 생물학의 세계관을 가장 명료하게 요약해준 것이 자크 모노의 1970년대 책 


<우연과 필연>


“생물세계(biosphere)에서 일어나는 모든 혁신과 모든 창조의 유일한 기원은 우연이다. 순수한 우연, 절대적으로 자유롭고 맹목적인 그 우연만이 진화라 불리는 거대한 건축물의 뿌리이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여러 가능한 가설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현대 생물학의 중심 개념이다. 오늘날 우연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가설이며, 그동안의 관찰과 실험에서 ‘사실’로 확인된 것들과 일치하는 유일한 개념이다.”


수메르 신화를 보면 신들은 노동하기 싫어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만듭니다.이건 인간 기원에 대한 과학적 진술일 수 없어요.그러니 다른 층위에서 보면 당시 사회의 인간관과 권력관계,세계관을 말해주는 아주 강력한 이야기입니다.


최재천>

당시 상황에서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하기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인간의 기원이 누가 만들어준 것도아니고 인간 이전의 어떤 종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분화되어 나왔다는 이야기.


도정일>

그 양반이 <종의 기원>을 써놓고 15년 동안 원고를 서랍에 넣어두었다고 했죠?

다윈의 부인도 남편의 진화론에는 전면 설복되지 않았다고 해요.다윈은 안팎의 소리에 번민하면서 귀를 기울인 사람 같아요.배울만한 점입니다.


에스키모 신화에서는 태초에 온 천지가 깜깜하는데 까마귀란 놈이 검은 하늘을 쪼아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탁월한 상상력이죠.


유한자로 태어난 인간이 어쨰서 불명성에 대한 그리움을 갖는가도 인간이 가진 모순의 하나입니다.


최재천>

사실 생물학은 죽음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왜냐하면 죽는다는 게 결국 생명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제일 보편적인 특성은 한계성입니다.잘하고 있는데,기왕에 만들어놓았는데,그 생명체로 하여금 계속 유전자를 복제하게 하면 되는데 말이죠.만들어놓은 것을 없애면 자원도 낭비하고,또 여러 가지 손해가 있을 것 아닙니까.이건 어떻게 보면 유전자의 선택 문제입니다.유전자는 하나를 만들어서 그것을 오래 쓰는 것보다는 자주 바꾸는 작전을 택한 것뿐이죠.유전자가 죽음을 택했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가 죽어가는 거죠.


현재 생물학 분야에서는 세포의 죽음을 연구하는 학문이 가장 중요한 학문 가운데 하나입니다.이걸 '아포토시스'라고 하는데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아내면 어떤 세포는 안 죽일 수도 있고 어떤 세포는 일부로 골라 죽일 수도 있죠.



아포토시스,예정세포사라 불리는 세포 자살


도정일>

생명체가 왜 죽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주요 신화들의 근본적 화두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잘못해서'라는 게 히브리 신화의 이야기입니다.죽음은 인간이 저지른 실수의 결과라고 죄값이라는 거죠.


최재천>


(밑에 나오는 말은 사실 그닥 논리적이지 않다고 난 생각)


진화생물학자 중에 그야말로 전설적인 인물인 존 홀데인.

누군가가 질문을 했다 이사람한테 "당신은 생화학자이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도 연구하는데,그럼 조물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답은 "그 양반,딱정벌레를 병적으로 좋아하는 괴벽이 있었던 모양이야" (제일 많은 존재가 곤충이고,곤충의 거의 3분의 1이 딱정벌레)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하느님은 실험을 한 겁니다.인간이 완전히 짝사랑하고 있는 것이죠.우리는 당신의 형상대로 만드셨으니 "당신이 우리만 사랑하셨다"하느님이 진정 사랑하신 동물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딱정벌레일 수밖에 없죠.그렇게 여러 번 만드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