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진 분!
1. 열정
2. 영어
3. 집중
[기억해둘만한 문구들]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과 청년창업지원 대출 받은 돈으로 2012년 '엠펍'이라는 반려동물 가구회사를 차렸다. 개집과 소파를 결합한 '도그하우스 소파' 같은 문승지 대표작이 모두 이때 나왔지만 디자인과 사업은 영 다른 세계였다."
"600통이요. 영어 한마디도 못하던 시절이에요. 일단 우리말로 제 소개를 쓴 뒤 외국에 살다 온 친구를 불러 짜장면 한 그릇 사준 다음 '번역 좀 해달라'고 했죠. 그 번역 편지에 제 작품 포트폴리오를 첨부해서 전 세계 디자인 잡지·웹진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돌린 거예요. '하나만 걸려다오' 빌면서요(웃음)."
"아뇨.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요. 도면과 함께 제작·조립 설명서를 책으로 만들어 보냈어요. 왜 이케아 가구 사면 들어 있는 설명서, 그것처럼요."
코스 측은 문승지 아이디어와 열정에 감탄했고 그의 작품을 2013년 35개국 45개 도시 매장에 전시했다.
"그 이후로는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외국에서 연락 올 때마다 힘들었어요. 여전히 저는 영어를 못하는데, 그쪽에선 '당장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니까요. 그렇게 놓친 일이 한두 개가 아녜요."
"그 정도가 아니죠.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창피하더라고요. 한국 사람 한 명도 없는 필리핀 시골 마을로 기어들어가서 두 달을 더 버텼어요. 그쯤 지나고 나니 말문이 트이더라고요(웃음)."
그해 문승지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래동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리고 친구들과 작업을 시작했다. 문승지는 이렇게 말했다. "'외국에 살려 하지 말고, 외국과 일을 하자'고 맘먹었어요. 사는 곳은 이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코펜하겐이든 서울이든, 중요한 건 내 일을 하는 거죠."
"가령 한국 사람들에게 플랜 A는요, 당장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야근하고 밤샘하고 몸을 혹사시키죠. 그걸 하다 하다 정 안 되면 택하는 게 플랜 B이고요. 반면 북유럽 사람들에게 플랜 A는 20년, 30년 후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래요. 플랜 B는 그 꿈을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이고요. 한국 사람들이 당장 플랜 A를 살고 있다면, 북유럽 사람들은 하루하루 플랜 B를 살면서 차근차근 플랜 A를 향해 가는 거죠. 삶의 우선순위가 이렇게 다르니, 아이들을 위해 질 좋은 교육을 고민할 수 있고 매일 식탁에 모여 밥을 먹을 수 있는 거죠. 가구 디자인은 바로 거기에서 나오는 것 중 하나예요.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내 삶이 다시 보였어요. 수술받고 다시 살아났으니 1분1초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고, '집안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스스로 닦달하면서 살았던 제 자신이요."
'기사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자인으로 존귀함을 가슴에 새기는 '마리몬드' - 아웃스탠딩 (0) | 2017.09.02 |
---|---|
'배송'이 아닌 '방문과 진심'에 답이 있다. - 펫프렌즈 / 아웃스탠딩 (0) | 2017.09.01 |
아웃스탠딩- "어느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0) | 2017.07.31 |
아웃스탠딩 - 무신사 (0) | 2017.07.31 |
토스 - 왜 실리콘밸리는 토스에 550억원을 투자했을까 - 아웃스탠딩 (0) | 2017.07.31 |